Mozart / Piano Son. No. 11 K. 331 (68-2)
- 서건석
- 2024.04.12 05:40
- 조회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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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68-2)
68-2
♣ Mozart / Piano Sonata No. 11 K. 331
♬ 게다가 모차르트는 이때 또 하나의 실연을 겪습니다. 만하임에서 머물던 시기에 베버(Weber) 집안과 알게 됐고 그 집의 딸인 소프라노 알로이지아와 사랑에 빠졌는데, 파리에서 어머니를 잃은 모차르트는 귀환하는 길에 다시 만하임에 들르지요. 사랑하는 여인 알로이지아에게 위로를 받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알로이지아는 모차르트를 위로해 주지 않았지요. 무직자로 돌아온 모차르트를 시쳇말로 그냥 차버렸다고 합니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떠났던 여행은 그렇게 고통과 외로움으로 점철된 시간이 되고 맙니다. 결국 모차르트는 고향인 잘츠부르크로 돌아와 궁정의 오르가니스트로 재취업하지요. 그리고 이후 2년간 그 자리에 머뭅니다.
하지만 모차르트, 철없던 개구쟁이였던 그는 여행 중에 겪은 갖가지 시련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성숙해집니다. 고달팠던 구직 여행과 어머니의 죽음, 첫사랑의 실패를 이 자리에서 거론하는 이유는 그 때문입니다. 1777년 가을부터 1779년까지의 여행은 모차르트의 ‘성장’이라는 맥락에서 빠뜨릴 수 없는 사건입니다. 말하자면 인생의 쓴맛을 봤던 것이지요. 그렇게 고향으로 돌아온 모차르트는 2년간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잘츠부르크 궁정에서 다시 일하면서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인내심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침내 1781년, 그는 잘츠부르크 궁정의 콜로레도 대주교와의 고용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고 빈으로 떠납니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쓴 ‘어른 모차르트’의 선택이었지요. ‘독립한 음악가’로서의 행보가 그렇게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듬해에 실패한 첫사랑의 동생이었던 콘스탄체와 결혼하지요. 이 역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쓴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피아노 소나타 11번 A장조>에는 ‘알라 투르카’(터키풍으로)라는 특이한 스타일이 등장하는 것일까요? 쉽게 말해 그것은 당대의 유행이었습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터키는 17세기 중엽부터 18세기에 걸쳐 유럽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을 하나 꼽자면 바로 커피라고 할 수 있겠지요. 특히 모차르트가 활약하던 시기의 빈에서는 터키풍의 의상과 가구, 음악이 상당히 유행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터키류(流)’라고 부를 만한 문화적 풍조가 있었던 것이지요.
<피아노 소나타 11번>은 모두 3개 악장으로 이뤄진, 연주 시간 약 23분가량의 곡입니다. 사실 ‘터키 행진곡’이라는 별명을 지닌 3악장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곡이지요. 안단테 그라치오소(Andante grazioso 느리고 우아하게)로 시작하는 1악장의 주제 선율부터가 귀에 쏙 들어옵니다. 그 아름답고 산뜻한 주제를 여섯 차례 변주하면서 펼쳐지는 악장입니다. 2악장은 포르테로 강하게 건반을 짚으면서 시작하는 미뉴에트 악장이지요. 중간부의 트리오에서 오른손과 왼손을 바쁘게 교차시켜야 하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들을 애먹게 하기도 합니다. 3악장은 바로 그 유명한 알라 투르카, 이른바 ‘터키 행진곡’입니다. 부담 없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은 <터키 행진곡>이라는 제목으로 널리 연주되고 있지만 사실 독립된 행진곡으로 작곡된 것은 아닙니다. 본래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1번>의 마지막 악장에 해당합니다. 이 소나타는 모차르트의 다른 소나타에 비해 매우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제1악장은 소나타에서는 자주 쓰이지 않는 변주곡 양식으로 되어 있고, 제3악장은 터키풍의 행진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널리 연주되는 것은 물론 제3악장입니다. 여기에 ‘터키 행진곡’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선율이 터키풍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개 행진곡은 장조로 작곡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 곡은 단조로 되어 있는 점이 특이합니다. 하지만 멜로디의 움직임이 빠르고 경쾌해서 슬프거나 무거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이 곡에는 개성을 가진 두 개의 주제 선율이 서로 번갈아 가며 나오는데, 이 중에서 특히 두 번째 주제가 행진곡다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오는 길고 화려한 코다 역시 소나타에서는 보기 드물게 힘차고 강렬한 행진곡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아노 소나타 10번〉, 〈12번〉과 함께 1780년대 초에 작곡된 이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이 곡의 3악장은 어린이들을 위한 소품으로도 자주 연주되며, 다양한 형태로 편곡되어 널리 사랑받고 있습니다. 소나타이기는 하지만 이 작품은 소나타 형식으로 된 악장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Mozart / Piano Sonata No. 11 K. 331>
Daniel Barenboi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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