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33)

♬ 그대에게 닿는 법 / 최옥

바람 속에 적어 주신 그리움을 읽습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대여 내 눈높이에 늘 그대 있듯이

그대 눈높이에 언제나 내가 있습니다

만일, 이 그리움이 타버린다면

재가 되지는 않을게요

까만 숯이 될게요 숯이 되었다가

다시 사랑으로 타오를게요

사랑이 타버린다면

그래서 재가 되고 만다면

어느 나무 밑에 거름이 되어

잎이 되고 꽃이 되고 열매가 되듯이

또다시 나, 그대 가슴에 타오르는

불꽃이 될게요

그대가 그린 원 속에 가만히 서 있을게요

언젠가 그대 내게 닿을 수 있도록

◑ 영원한 사랑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끝나지 않는 기다림 속에서 아름다운 교감을 이루어낼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일 듯 싶습니다. ‘그대여 내 눈높이에 늘 그대 있듯이 / 그대 눈높이에 언제나 내가 있습니다’의 상태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참말로 이런 여자, 이런 사랑이 있다면 나 정말 어찌 할꺼나요. 스스로 불꽃으로 활활 타오르는 열정의 사랑을 하겠다는 능동적 자세와 당신이 그려준 원 안에 그대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수동적 자세를 겸비한 여자가 만약에 이 지상에 존재한다면 어쨌든 나는 끝끝내 그런 환상적인 여자에게 가서 닿고 말아야지 어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