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 Flute Con. No. 1 K. 313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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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58)

 

 

58

 

Mozart / Flute Con. No. 1 K. 313

 

 

♬  모차르트를 아껴주고 후원해 주었던 지기스문트 3(Sigismund III of Schrattenbach 17531771) 대주교가 세상을 떠나고 1772년에 후임으로 콜로레도 백작(Hieronymus Colloredo)이 선출됐는데 그는 전임자와 달리 볼프강을 냉대했습니다. 아버지는 악장의 자리에서 쫓겨났고 볼프강이 콘서트마스터로 임명되긴 했으나 사사건건 대주교와 의견 충돌이 빚어져 어떻게 해서든 고향을 떠날 궁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대주교가 아버지에게 행한 처사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었을 뿐 아니라 예술가들이 귀족에게 예속되어(실제로, 그 시대의 예술가는 하인의 신분이었다) 자신의 독립적인 예술 행위를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슬픔과 갈등을 갖고 있었습니다. 우연의 일치일지는 몰라도 그즈음 루소를 사상적인 원천으로 삼아 전개되던 '질풍과 노도'(이 사상은 예술운동의 새로운 사조로서 귀족 사회의 편견, 정치적인 전제주의가 몰아오는 인습과 특권에 대하여 공격하고, 예술가들은 일체의 기존 사조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취하는 경향)의 영향이 볼프강에게서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21세가 되던 해에 볼프강은 대주교에게 사표를 던지고 아버지의 권고를 따라 어머니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났습니다. 최종 목적지는 파리였지만 아우크스부르크와 뮌헨을 거쳐 1030일에 만하임에 도착했습니다. 당시 만하임은 오케스트라 음악의 중심지였고, 특히 목관악기 연주자들의 탁월한 기량이 젊은 모차르트를 감동시켰으며 창작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만하임 궁중 음악가의 자리를 원했지만 그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봄까지 만하임에 있기로 결정하고 생계를 위해서 레슨을 했고, 그곳 음악가들과 교분을 맺었는데, 특히 만하임 최고의 플루티스트 요한 밥티스트 벤틀링(Johann Baptist Wendling, 1723-1797)과 가깝게 지냈습니다. 벤틀링은 네덜란드 출신의 아마추어 플루티스트 드 장(De Jean, 네덜란드어로는 de Jong)을 소개했습니다. 모차르트의 편지에 따르면 드 장은 금리로 생활하는 인물로 예술애호가라고 했습니다. 그는 플루트 협주곡 세 곡과 플루트 4중주곡 두 곡을 작곡해 주면 200 플로린(네덜란드 금화 단위)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타향살이에서 돈이 절실하게 필요했던 모차르트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요. 모차르트가 고향에서 받은 연봉이 150 플로린이었으니 5곡의 작곡료 200 플로린은 상당한 거금이었습니다.

 

  이런 사연으로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이 2곡의 플루트 협주곡(K.313, 314)2곡의 플루트 4중주곡(K.285, 285a)입니다. 당시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내가 싫어하는 악기(플루트)를 위해 작곡하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에요."라고 투덜거렸는데, 아마추어를 위해서 곡을 쓴다는 사실도 물론 내키지 않았겠지만, 당시 플루트는 기능적인 면에서 지금의 플루트와는 달리 연주하기가 많이 불편했던 악기였다는 것도 불만의 이유가 될 듯싶습니다. 물론 이 곡을 쓰면서 기술적으로는 벤틀링의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결과적으로는 이 작품은 전혀 쉽지 않은 곡으로 아주 화려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오죽하면 이 작품에 <만하임 로켓>이라는 별명이 붙었을까요. 빠른 상승 음계, 놀라운 음정의 도약 등 이전의 어느 작곡가도 이렇게 화려하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작품을 쓰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드 장은 엄청난 연습이 필요했을 겁니다. 결국 드 장은 불만을 감추지 않았고 처음 약속한 금액의 절반만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모차르트 역시 약속된 작곡료를 절반만 받게 되자 두 번째 협주곡은 한 해 전 여름에 오보이스트 주제페 페를렌디스(Giuseppe Ferlendis)를 위해서 썼던 오보에 협주곡을 악기만 플루트로 바꿔서 편곡해 드 장에게 줬습니다. 물론 이 곡도 아마추어가 연주하기엔 녹록치 않은 작품입니다.

 

  모차르트는 그렇게 해 모두 2곡의 플루트 협주곡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오보에 협주곡(K. 314)을 편곡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모차르트가 작곡한 플루트 협주곡은 제1번 한 곡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음악애호가인 드 장의 의뢰로 <Flute 협주곡> 두 곡, <Flute 4중주곡> 등 세 곡을 작곡했다고 합니다. 이 중 <플루트 협주곡 제1G장조><플루트 4중주곡 제1D장조>와 더불어 플루트의 매력을 가장 잘 살린 명작으로 평가되어 오늘날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플루트 협주곡 가운데 하나가 되었고, 빠르고 힘차게 연주하면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아름다운 곡으로 연주자에 따라 플루트의 화려하고 눈부신 기교를 경험할 수 있는 곡입니다.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2곡은 행복감이 넘치는 화려한 곡상을 지니고 있는 곡이지요. 특히 제1번은 어떤 구속도 거리낌도 없는 자유로운 유유자적(悠悠自適)의 세계를 펼쳐 보여줍니다. 고귀함을 간직한 찬란한 빛깔, 우아한 슬픔, 화려하고도 재치가 넘치는 가락의 오묘함 등이 모차르트를 듣는 열락(悅樂)을 진하게 맛보게 해주는 곡입니다.

 

  알레그로 마에스토소(빠르고 당당하게)의 제1악장은 처음의 리토르넬로(합주 협주곡과 독주 협주곡에서 독주 부분을 사이에 두고 반복하여 연주되던 총주(總奏) 부분)에서 제1 바이올린으로 제시된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1 주제는 당당하고 화려한 모습이고, 2 주제는 우아하고 경묘합니다. 아다지오 논 트로포(아주 느리지만 지나치지 않게)의 제2악장도 소나타 형식으로, 약음기를 낀 현과 호른의 유니즌으로 시작되어 시종일관 환상적인 미감을 자아냅니다. 특히 여기서 오케스트라의 오보에는 플루트로 대체됩니다. 3악장은 미뉴에트 템포의 론도 악장입니다. 이 기품 있고 재기 어린 피날레에 대해서 음악학자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세련된 영혼과 신선한 창의가 깃들인 진실의 샘이라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모차르트는 본래 플루트라는 악기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전해지지요. 당시 아직 완전하게 발전되지 않았던 플루트는 정확한 음정을 소리 내지 못했고, 음이 고르지 못해서 작곡가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인 악기가 아니었던가 봅니다. 17782, 모차르트가 그의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도 참기 힘든 이 악기를 위한 곡을 작곡할 때에는 머리가 아픕니다.”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만하임에는 요한 밥티스트 벤틀링(Johann Baptist Wendling, 1720-1797)’이라는 플루티스트가 있었으며, 정확한 표현과 섬세한 음색이 돋보이는 그의 연주에 대해서는 레오폴트도 감탄한 적이 있었습니다. 벤틀링의 연주에 감동받은 모차르트는 플루트를 위한 작품을 쓰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으며, 이 곡 역시 그러한 일련의 플루트 작품 가운데 한 곡입니다.





<Mozart / Flute Con. No. 1  K. 313>

Irina Stachinskaya(fl), Thomas Sanderling(cond)

Novosibirsk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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