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813) : 포옹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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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813)

 

 

포옹 / 정호승


 

뼈로 만든 낚싯바늘로

고기잡이하며 평화롭게 살았던

신석기 시대의 한 부부가

여수항에서 뱃길로 한 시간 남짓 떨어진 한 섬에서

서로 꼭 껴안은 채 뼈만 남은 몸으로 발굴되었다

그들 부부는 사람들이 자꾸 찾아와 사진을 찍자

푸른 하늘 아래

뼈만 남은 알몸을 드러내는 일이 너무 부끄러워

수평선 쪽으로 슬며시 모로 돌아눕기도 하고

서로 꼭 껴안은 팔에 더욱더 힘을 주곤 하였으나

사람들은 아무도 그들이 부끄러워하는 줄 알지 못하고

자꾸 사진만 찍고 돌아가고

부부가 손목에 차고 있던 조가비 장신구만 안타까워

바닷가로 달려가

파도에 몸을 적시고 돌아오곤 하였다.

 

 

사람이 죽어서도 포옹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 삶의 튼튼한 믿음이 끝까지 함께 하였다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리 사랑한 사람이라 해도 함께 죽어 가는 일은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함께 포옹한 상태로 죽은 후에 그 뼈가 발견되었다는 모습에 얼마나 큰 믿음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는가를 생각하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러한 큰 감동 같은 것은 사람들이 확인하고 바라보지도 않으면서 단순히 서로 껴안고 죽은 신석기 시대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어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이 오늘 우리들의 관심사의 전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서로 꼭 껴안고 죽어가야만 했을 깊은 애정과 믿음, 또는 그렇게 끝까지 한 생을 마칠 수 있는 정신적 끈은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하면 그 포옹의 가치는 정말로 위대합니다. 그 위대한 정신에 사람들은 왜 깊이 감동하지 못하고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것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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