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805) : 들국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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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805)

 

들국 / 김용택



산마다 단풍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뭐헌다요 산 아래

물빛만 저리 고우면 뭐헌다요.

산 너머, 저 산 너머로

산그늘도 다 도망가불고

산 아래 집 뒤안

하얀 억새꽃 하얀 손짓도

당신 안 오는데 뭔 헛짓이다요.

저런 것들이 다 뭔 소용이다요.

뭔 소용이다요 어둔 산머리

초승달만 그대 얼굴같이 걸리면 뭐헌다요.

마른 지푸라기 같은 내 마음에

허연 서리만 끼어가고

저 달 금방 져불면

세상 길 다 막혀 막막한 어둠 천지일 턴디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

이 가을 다 가도록

서리밭에 하얀 들국으로 피어 있으면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

 

 

이 시는 의인화된 들국을 통해 이별한 임에 대한 시적 화자의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절망을 보여줍니다. , 시적 화자는 차가운 서리밭에 외롭게 피어 있는 하얀 들국화에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여 쓸쓸한 모습을 그리고 있지요. 마치 임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망부석과 같은 형상이 이 시에서는 하얀 들국의 이미지로 나타나 있습니다. 특히 이 시에서는 뭐헌다요, 뭔 소용이다요의 반복을 통해 오지 않는 임에 대한 원망과 안타까움, 아쉬움 등을 효과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병신같이, 바보 천치같이라는 표현을 통해 시적 화자의 감정을 직설적이고 자조적으로 표출하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임에 대한 시적 화자의 원망이 잘 느껴지지요. 사랑하는 임과의 이별 속에서 시적 화자가 겪는 개인적 서정을 아름답게 그려진 서정시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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