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768) : 뿌리에게 / 나희덕
- 서건석
- 2026.08.04 06:33
- 조회 7
- 추천 0
나의 애독시(768)
♬ 뿌리에게 / 나희덕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의 막 갈구어진 연한 흙이어서
너를 잘 기억할 수 있다
네 숨결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밝은 피 뽑아 네게 흘려보내며 즐거움에 떨던
아 나의 사랑을
먼 우물 앞에서도 목마르던 나의 뿌리여
나를 뚫고 오르렴,
눈부셔 잘 부스러지는 살이니
내 밝은 피에 즐겁게 발 적시며 뻗어가려무나
척추를 휘어 접고 더 넓게 뻗으면
그때마다 나는 착한 그릇이 되어 너를 감싸고,
불꽃 같은 바람이 가슴을 두드려 세워도
네 뻗어가는 끝을 하냥 축복하는 나는
어리석고도 은밀한 기쁨을 가졌어라
네가 타고 내려올수록
단단해지는 나의 살을 보아라
이제 거무스레 늙었으니
슬픔만 한 두릅 꿰어 있는 껍데기의
마지막 잔을 마셔다오
깊은 곳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내 가슴에 끓어오르던 벌레들,
그러나 지금은 하나의 빈 그릇,
너의 푸른 줄기 솟아 햇살에 반짝이면
나는 어느 산비탈 연한 흙으로 일구어지고 있을 테니
* 하냥 : ‘늘, 계속하여 언제나’의 방언
* 두릅 : ‘두름’의 방언
◑ 이 시를 읽고 어디까지 떠올렸을지 모르겠지만, 절절한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 주는 시입니다. 이 작품은 뿌리와 흙의 관계를 통해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뿌리가 성장할수록 흙은 영양분이 고갈되어 딱딱해지고 거칠어지기 마련입니다. 뿌리가 다 자란 후에 딱딱해지고 거무스레해진 흙은 다시 연하고 부드러운 흙으로 일구어져 또 다른 생명을 낳고 기르지요. 우리는 이러한 자연 현상에서 자식을 위해 헌신적인 사람을 실천하며 자신을 늙어 가는 부모님의 사랑, 특히 모성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시는 이러한 자연의 순환 과정을 모티프로 삼아 생명의 탄생과 성장을 위한 헌신적인 사랑을 표현한 것입니다요.
◑ 시인은 자신을 흙에 비유해, 인간이라는 존재가 또 다른 존재에게 하나의 토양이 되는 따뜻함을 그립니다. ‘나는 연한 흙’이라는 표현은 여성적 본능과 모성적 사랑입니다. 시적 화자는 사랑으로 품어 준 ‘너’의 성장을 ‘축복하’고 사랑의 ‘기쁨’이 충만하던 때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삶의 ‘슬픔’까지를 사랑으로 승화시켜 ‘너’에게 쏟아 주면서 자신을 완전히 비우게 되는군요. 그러면서 머지않아 밝고 따뜻한 세상이 도래하면 ‘너’가 건강한 모습으로 우뚝 서게 되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 사랑의 삶을 영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시적 화자는 생명력이 충만한 세계(봄)의 도래에 대한 기대 속에서 ‘너’의 성장에 대한 확신과 함께 새로운 대상에 대한 사랑의 의지를 분명히 합니다. ‘불꽃같은 바람이 가슴을 두드려 세워도’ 자신보다는 타인을 축복할 수 있는 넉넉함을 지닐 수 있다면 얼마나 충만한 삶일까요? 어렵지 않게 읽히면서 표현이나 비유는 아주 친근한 느낌을 갖게 만듭니다. 넉넉한 大地的 모성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펌)
- 전체1건(93.9 KB) 모두 저장
3,109개의 글
| 글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조회 |
|---|---|---|---|---|
| 3109 | 서건석 | 05:29 | 2 | |
| 3108 | 서건석 | 26.08.04 | 7 | |
| 3107 | 모하비 | 26.08.03 | 15 | |
| 3106 | 서건석 | 26.08.03 | 9 | |
| 3105 | 서건석 | 26.08.02 | 15 | |
| 3104 | 서건석 | 26.08.01 | 15 | |
| 3103 | 서건석 | 26.07.31 | 24 | |
| 3102 | 서건석 | 26.07.30 | 22 | |
| 3101 | 서건석 | 26.07.29 | 25 | |
| 3100 | 모하비 | 26.07.28 | 35 | |
| 3099 | 서건석 | 26.07.28 | 25 | |
| 3098 | 서건석 | 26.07.27 | 26 | |
| 3097 | 서건석 | 26.07.26 | 24 | |
| 3096 | 편영범 | 26.07.25 | 42 | |
| 3095 | 편영범 | 26.07.25 | 41 | |
| 3094 | 서건석 | 26.07.25 | 21 | |
| 3093 | 서건석 | 26.07.24 | 26 | |
| 3092 | 서건석 | 26.07.23 | 21 | |
| 3091 | 서건석 | 26.07.22 | 26 | |
| 3090 | uhmk74 | 26.07.21 | 41 | |
| 3089 | 서건석 | 26.07.21 | 27 | |
| 3088 | 모하비 | 26.07.20 | 48 | |
| 3087 | 서건석 | 26.07.20 | 23 | |
| 3086 | 서건석 | 26.07.19 | 27 | |
| 3085 | 서건석 | 26.07.18 | 26 | |
| 3084 | 서건석 | 26.07.17 | 39 | |
| 3083 | 서건석 | 26.07.16 | 33 | |
| 3082 | 서건석 | 26.07.15 | 20 | |
| 3081 | 서건석 | 26.07.14 | 28 | |
| 3080 | 서건석 | 26.07.13 | 27 | |
| 3079 | 서건석 | 26.07.12 | 26 | |
| 3078 | 서건석 | 26.07.11 | 33 | |
| 3077 | 서건석 | 26.07.10 | 33 | |
| 3076 | 서건석 | 26.07.09 | 31 | |
| 3075 | 서건석 | 26.07.08 | 34 | |
| 3074 | 서건석 | 26.07.07 | 30 | |
| 3073 | 모하비 | 26.07.06 | 63 | |
| 3072 | 서건석 | 26.07.06 | 35 | |
| 3071 | 서건석 | 26.07.05 | 33 | |
| 3070 | 서건석 | 26.07.04 | 36 | |
| 3069 | 서건석 | 26.07.03 | 38 | |
| 3068 | 서건석 | 26.07.02 | 30 | |
| 3067 | 서건석 | 26.07.01 | 34 | |
| 3066 | 서건석 | 26.06.30 | 37 | |
| 3065 | 모하비 | 26.06.29 | 50 | |
| 3064 | 서건석 | 26.06.29 | 31 | |
| 3063 | 서건석 | 26.06.28 | 29 | |
| 3062 | 편영범 | 26.06.27 | 55 | |
| 3061 | 편영범 | 26.06.27 | 67 | |
| 3060 | 서건석 | 26.06.27 | 42 | |
| 3059 | 서건석 | 26.06.26 | 39 | |
| 3058 | 서건석 | 26.06.25 | 36 | |
| 3057 | 서건석 | 26.06.24 | 74 | |
| 3056 | 모하비 | 26.06.23 | 55 | |
| 3055 | 서건석 | 26.06.23 | 41 | |
| 3054 | 서건석 | 26.06.22 | 44 | |
| 3053 | 서건석 | 26.06.21 | 34 | |
| 3052 | 서건석 | 26.06.20 | 30 | |
| 3051 | 서건석 | 26.06.19 | 36 | |
| 3050 | 서건석 | 26.06.18 | 41 | |
| 3049 | 서건석 | 26.06.17 | 43 | |
| 3048 | 서건석 | 26.06.16 | 39 | |
| 3047 | 모하비 | 26.06.15 | 66 | |
| 3046 | 서건석 | 26.06.15 | 42 | |
| 3045 | 서건석 | 26.06.14 | 44 | |
| 3044 | 서건석 | 26.06.13 | 46 | |
| 3043 | 서건석 | 26.06.12 | 46 | |
| 3042 | 서건석 | 26.06.11 | 43 | |
| 3041 | 서건석 | 26.06.10 | 77 | |
| 3040 | 서건석 | 26.06.09 | 53 | |
| 3039 | 모하비 | 26.06.08 | 53 | |
| 3038 | 서건석 | 26.06.08 | 59 | |
| 3037 | 서건석 | 26.06.07 | 44 | |
| 3036 | 서건석 | 26.06.06 | 60 | |
| 3035 | 서건석 | 26.06.05 | 52 | |
| 3034 | 서건석 | 26.06.04 | 46 | |
| 3033 | 서건석 | 26.06.03 | 43 | |
| 3032 | 서건석 | 26.06.02 | 45 | |
| 3031 | 모하비 | 26.06.01 | 87 | |
| 3030 | 서건석 | 26.06.01 | 46 | |
| 3029 | 서건석 | 26.05.31 | 46 | |
| 3028 | 서건석 | 26.05.30 | 45 | |
| 3027 | 서건석 | 26.05.29 | 54 | |
| 3026 | 서건석 | 26.05.28 | 49 | |
| 3025 | 서건석 | 26.05.27 | 44 | |
| 3024 | 서건석 | 26.05.26 | 46 | |
| 3023 | 모하비 | 26.05.25 | 79 | |
| 3022 | 서건석 | 26.05.25 | 62 | |
| 3021 | 서건석 | 26.05.24 | 48 | |
| 3020 | 서건석 | 26.05.23 | 51 | |
| 3019 | 서건석 | 26.05.22 | 55 | |
| 3018 | 서건석 | 26.05.21 | 53 | |
| 3017 | 서건석 | 26.05.20 | 68 | |
| 3016 | 서건석 | 26.05.19 | 59 | |
| 3015 | 모하비 | 26.05.18 | 67 | |
| 3014 | 서건석 | 26.05.18 | 43 | |
| 3013 | 서건석 | 26.05.17 | 59 | |
| 3012 | 서건석 | 26.05.16 | 48 | |
| 3011 | 서건석 | 26.05.15 | 49 | |
| 3010 | 서건석 | 26.05.14 | 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