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766) : 저물 풍경 속 2 / 장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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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766)

 

 

저물 풍경 속 2 / 장옥관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그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푸르스름한 공기 속 차츰 뚜렷하게 제 모습을 찾고 있는

나무들은, 제 벌린 넓이만큼 자리를 잡고 천천히 흔들리고 있다

생각으로 무거운 머리를 숙이고 제 속을 흐르는 물줄기를

들여다보면서 때때로 품속에 깃드는 새들을 안아 보기도 한다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그래, 그 나무의 전 존재가

흔들리는 것이지 그때 그 나무는 붙박혀 있어도 어디론가

떠나고 있다는 것 알 수가 있지 새로운 나이테가 그려지고

굳은 껍질은 더욱 단단해지고 그 어떤 힘이 나무의

터진 살을 채워 주는 것이다 뿌리는 한 뼘 더 땅 속으로 뻗어가고

희미한 별빛이 힘껏 줄기를 잡아당기지 나무에 기대는 마음이

거친 손으로 가만히 둥치를 어루만지지

한 그루의 나무가 흔들릴 때마다 어둠은 깊어 가고

별빛은 더욱 또렷해지고 깊푸른 풀벌레소리가

빈자리를 가득 채우지 언덕 아래 못물이 출렁거리지

어떤 힘이 그를 흔드는 것일까

흔들리며 그를 깊어지게 하는 것일까

 

 

저물녘에 나무에 대한 시인의 통찰력은 예사롭지 않지요. 그야 얘기하자면 모든 사물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나무들이 지니고 있는 평범한 성질들이 시인의 말로 인해 의미를 깊게 갖기 시작하는군요. 나무도 자기 자신의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감지하면서 자신의 전 존재를 성숙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 나이테, 껍질, 뿌리, 줄기 모두가 별빛 아래서 풀벌레 소리에 힘입어 깊어지는 성숙을 더해 갑니다. 나는/우리는 어떻게 흔들려야 뚜렷한 제 모습을 찾아가며 깊어지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여, 어서 와 저를/우리를 흔들어 새로움과 단단함으로 채워주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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