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82) : “응”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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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682)

 

 

” / 문정희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네가 물었을 때

꽃처럼 피어난

나의 문자

 

동그란 해로 너 내 위에 떠 있고

동그란 달로 나 네 아래 떠 있는

이 눈부신 언어의 체위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

 

해와 달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이지요. 가장 긍정적인 물음 ”, 가장 따뜻한 대답 ”, 거꾸로 뒤집어도 ”, 바로 봐도 ”, 그 가운데 ㅡ가 있어요. 눈부신 언어의 체위입니다그려. 겨울 눈사람처럼 신나는 뭉침이구요. 서로 간의 딱 그만큼의 거리에서만 허용되는 저 단발의 언어, 사랑하면 보이고, 사랑하는 만큼 보입니다. 제일 사랑스럽고 뜨거운 대답 ”.

 

솔직 대담하면서도 경쾌하고 재미나는 시이지요. ‘은 사람이 세상 밖으로 나와서 가장 먼저 구사하는 긍정의 모국어임을 우리 모두 잘 압니다. 시인은 지평선에 동시에 떠 있는 해와 달처럼 대칭의 이응이 마주 보고 있는 모양을 두고 눈부신 언어의 체위라고 지칭합니다. 동그라미 두 개가 서로 긍정하며 수용되는 지점에서 우주적 황홀경이 펼쳐집니다. 남녀 간의 사랑뿐 아니라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가 완벽한 긍정과 소통이 이뤄진다는 뜻이겠지요. ‘오직 심장으로 나란히 당도한 신의 방에서 너와 내가 만든 아름다운 완성이라니, 이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감탄사밖에 나올 게 없습니다요. ‘햇살 가득한 대낮’ ‘지금 나하고 하고 싶어?’ 이런 문자에 별 주저 없이 땅 위에 제일 평화롭고 뜨거운 대답이라는 문자를 받을 수 있었던 때가 있었다면 그래도 그 먼(?) 옛날이 아니었을까요? 그런 자를 언제 다시 흔쾌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이젠 완전 글러버렸어라유.

 

참 재기발랄하고 유쾌하며 발칙한 시입니다. 유쾌한 말장난이 돋보이는 언어유희의 시이기도 하구요. ‘은 가장 아름다운 모국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고 물으면 !’하고 대답하지요. 시인은 그것을 눈부신 언어의 체위라고 부르는군요. 하나의 손바닥에 또 하나의 손바닥을 가져다 대는 말. 손바닥끼리 마주쳐 소리가 나듯 두 마음이 오롯하게 합쳐지는 말. 굳이 배우지 않아도 모태로부터 익혀 나온 말. 입술을 달싹이지 않고도 심장 깊숙한 곳에서 길어 올린 말. 가장 간결하면서도 한없는 긍정과 사랑을 꽃피우는 말. 이 대답 하나로 우리는 나란히 산책 나갈 수도 있고, 마주 앉아 밥을 먹을 수도 있고, 지평선에 함께 떠 있는 해와 달이 될 수도 있지요. “이라는 문자 속에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이응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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