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독시(628) : 흙 / 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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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애독시(628)

 

/ 문정희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는 것을 본 일은 있다

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

철 되어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

 

그래도 나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면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하늘이 우물을 파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이 걸음마를 배우고 세상 밖으로 나아가 제일 먼저 하는 장난은 무엇일까요? 아마 그건 흙장난일 겁니다. 불행하게도 요즘의 도시 아이들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장난입니다. 우리는 어려서 모두 흙강아지라 불리지 않았던가요. 흙에는 달의 샘이 숨어 있나 봅니다요. 흙을 만지고 놀다가 상처라도 나면 할머니는 자기 손이 약손이라며 흙 한 줌을 훌훌 뿌려주곤 했던 끔찍한(?) 추억을 아마 갖고 있을 겁니다. 흙 흙 흙 하고 불러보면 그 이름 속에서 깊은 눈물샘으로부터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오고 하늘이 우물을 파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정말로 들려올 것 같지 않나요? ()

 

이 시의 화자는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흙의 이름이라고 드러내며 흙에 대한 예찬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요. 특히 흙 흙 흙하고 흙을 부르면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오며, ‘하늘이 우물을 파놓고 두레박으로 /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라고 하며 흙에 대한 감흥을 형상화하고 있어요. 또한 화자는 도공이 흙으로 달덩이를 낳고 농부가 흙에 씨앗을 뿌려 한 가마의 곡식을 만들어내는 것을 바탕으로 생명의 태반이며 귀의처인 흙의 속성을 제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모성성역시 시인이 여성의 삶에 대한 통찰을 주로 작품화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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