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zart / Concerto for Flute & Harp K. 299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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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감상자가 되기 위하여

 

 

3. 작곡가와 작품 알아보기(57)

 

 

57

 

Mozart / Concerto for Flute & Harp K. 299

 


♬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이 곡은 하프를 위해 작곡한 모차르트의 유일한 곡으로 플루트의 주선율과 아르페지오의 화려한 하프 선율이 어우러지는 곡입니다.

 

  작곡가들의 곡의 탄생에는 그마다의 사연이 있는데 이 곡에도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습니다. 이 곡은 1778년 스물세 살 때 부친의 권유로 어머니와 함께 고향인 잘츠부르크를 출발하여 뮌헨, 아우구스부르크를 거쳐서 만하임을 경유 파리 체제 중에 작곡되었습니다. 모차르트는 당시 파리 사람들의 가볍고 천박한 분위기에 혐오감을 느꼈으며 심지어 귀족들에게 후원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소개받은 귀느 공작에게는 물론이고 귀족들의 비위를 맞춰 보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더구나 그는 유독 플루트를 좋아하지 않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악기라고 말할 만큼 플루트에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당시 플루트에 제대로 연주해 내는 명연주자가 드물었던 탓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도 이 같은 천상의 곡을 작곡한 모차르트를 떠올리면 참으로 경이롭고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이 곡은 프랑스의 귀족 드 귀느(de Guînes, 1735-1806) 공작을 위해 작곡되었습니다. 모차르트가 파리에 도착하고 그다음 달에 작곡된 이 작품은 플루트를 연주하는 귀느 공작과 하프를 연주하는 그의 딸(의 결혼)을 위해 작곡되었습니다. 1777,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의 궁정 음악가 자리를 내놓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만하임을 찾았으나,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성악가 알로이지아 베버에게 마음을 빼앗겼으며, 이런 아들을 염려한 아버지 레오폴트는 모차르트에게 파리로 가라고 명했습니다. 당시 구직을 위한 여행에 함께 했던 모차르트의 어머니는 파리에 도착해서 레오폴트에게 이런 편지를 씁니다. “볼프강은 어느 공작을 위해 협주곡을 써야 합니다. 플루트를 위한 것과 하프를 위한 것입니다.” 당시 모차르트는 이 두 대의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쓰고 있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두 곡의 협주곡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루이 16세 시절의 프랑스 대사였던 귀느 공작은 베를린과 런던에서 외교관으로 일했는데, 플루트 연주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음악 애호가였으며 그의 딸 역시 하프 연주를 곧잘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모차르트는 이 작품을 완성한 후 넉 달이 지나도록 작곡료를 받지 못했으며, 약속한 사례비의 절반밖에 얻지 못했다는 점에서 파리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졌다고 전해집니다. 그럼에도 플루트와 하프가 가진 음색의 아름다움을 오케스트라와 조화를 이루도록 작곡한 모차르트의 작품은 우아한 프랑스의 살롱음악으로 빛나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레퍼토리로 남아있습니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하프를 위해 작곡한 유일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협주곡은 처음부터 취미를 위한 곡이라 연주하기에는 그렇게 어렵지 않으나 작품성은 쉬운 연주와 무관하게 높은 완성도를 보입니다. 이 곡은 파리의 드 귀느 공작에게 헌정되었는데 원래의 목적은 공작의 딸 결혼식을 위한 음악이라 모차르트는 정성을 들여 작곡했다고 합니다. 결혼 축하곡인만큼 화려하고 우아하며 부드러움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개인적으로 플루트와 하프를 선호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의 악기 취향과는 별개로 이 곡은 살롱음악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18세기 후반 파리의 상류층 살롱음악의 색깔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곡의 의뢰자인 뒤 귀느 백작은 상류층의 귀족 신분으로 그들의 취향을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이니만큼 자연적으로 당시의 트렌드가 반영된 듯합니다.

 

  이 곡은 모차르트 특유의 어두움을 나타내지 않고 거의 대부분 밝은 분위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성격이 서로 다른 플루트와 하프를 결합시킨 특이한 이 협주곡에서 모차르트는 이 두 악기를 동시에 다루어 아주 세련되고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프랑스풍의 단아한 매력이 풍기는 협주곡으로, 악기의 성질상 주선율은 주로 플루트가 담당하고 하프는 분위기를 맞추어 나가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선율을 부는 플루트는 우아하기 그지없으며, 잘게 음계를 저밀 때는 더없이 화려하고 눈부신 효과를 자아냅니다. 그뿐만 아니라 섬세한 울림의 분산화음을 타는 harp 역시도 선율을 그릴 때는 참으로 세련된 매력을 발산합니다. 플루트와 하프가 그려내는 음색미, 그 기교에 의해 표현되는 기복과 변화, 그 위에 관현악이 반주로서 전개해 가는 배경은 현란하여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시원하게 부는 솔바람을 연상하게 하는 플루트, 졸졸 흐르는 듯이 화답하는 하프의 노래, 유려하고 극도로 서정적인 변화 등은 온갖 꽃들이 만발한 봄의 들판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 곡에서 하프는 그 특징인 장식음이 거의 들어가 있지 않고 하프 특유의 연주 기교를 보이는 선율도 볼 수 없습니다. 하프는 이 곡에서 건반 악기풍으로만 다루어집니다. 이는 귀느 공작 딸의 하프 실력과 그녀의 결혼식을 고려한 것이었을 겁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척 밝고 화려한 색채로 장식되었는데 이 색채감의 근원은 화려한 플루트와 물방울이 튀기는 듯한 하프의 고음에 있습니다. 대체로 플루트는 곡 주제의 으뜸 선율을 연주하고, 하프는 펼친 화음으로 그 위에 밝은 색채를 곁들이면서 두 악기가 서로를 감싸 안아 마치 르누아르 그림처럼 풍성하고 따스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1악장 알레그로. 오케스트라가 총주로 시작하는 제1 주제와 오케스트라의 관악기와 현악기가 연주하는 제2 주제가 등장하고 플루트와 하프가 연주를 시작합니다. 플루트는 주로 선율을 담당하고 하프는 아르페지오의 펼침화음으로 플루트의 밝은 음색에 화려함을 더합니다. 발전부에서는 단조로 변화하는 패시지가 돋보이며, 플루트의 트릴로 시작된 재현부는 처음의 제시부를 반복합니다. 카덴차를 거쳐 종결됩니다.

 

2악장 안단티노. 1악장과 극단적인 대조를 보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분위기로 이어지는 바이올린이 전원적인 노래를 읊기 시작합니다. 플루트와 하프가 가진 우아한 아름다움은 2악장에서 더욱 돋보입니다. 현악기의 반주 속에서 두 대의 악기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선율은 천상의 음악이라 수식되는 모차르트 음악의 절정을 들려줍니다. 플루트와 하프의 조합이 들려주는 그 풍부한 음색이 더없이 매력적이며, 두 악기가 함께 연주하는 카덴차를 거쳐 고요하게 끝맺는다.

 

3악장 론도: 알레그로. 가보트 풍의 론도 악장으로 프랑스적 감정이 가장 두드러지는 악장입니다. 전반적으로 나긋하고 상쾌한 흐름 위에서 두 독주 악기의 솔로와 앙상블이 때로는 평화롭게, 때로는 장난스러운 느낌으로 면면히 이어지며, 관현악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활기를 더해줍니다. 첫 모티브로 시작하는 바이올린의 주선율이 현악기와 관악기의 주제 연주로 이어집니다. 뒤이어 플루트와 하프의 여러 변형된 주제의 음형들이 조각으로 등장하다가 가벼운 카덴차에 이어서 1악장과 마찬가지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막을 내립니다.




<Mozart / Concerto for Flute & Harp  K. 299>

Tamara Coha Mandić, flute

Diana Grubišić Ćiković, harp

Croatian chamber orchester

Igor Tatarević, condu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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