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차 여사모, 대전농고팀과 沃川 탐방기

  무척도 더운 초여름 아침, 서울 발 무궁화호에서 10명(김명윤, 김성덕, 김의수, 장광현, 금민웅, 나병구, 이해웅, 이융구, 유승창, 김덕훈)의 여사모꾼들 물이 맑다는 충북 沃川역에 내렸다. 마중 나온 대전 농고생 4인방(홍성인, 김휘중, 이후상, 김병구) 차 3대에 분승하여 옥천 탐방에 나서기까지는 좋았는데...
  제일 먼저 기차에서 내린 나병구 대장 왈, ‘오늘 이왕이면 둔주봉 꼭대기에서 한반도 지형을 내려다보면 좋을걸...’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미 짜놓은 일정대로 ‘정지용 문학관’을 먼저 찾았다. 그러나 아뿔사, 엊그제부터 극성을 부리는 대전지역 코로나 19 확진자 증가 추세로 여기 옥천의 모든 시설들까지 어제부터 임시 휴관 상태란다.

정지용 문학관 앞에서.jpg

[옥천 정지용 문학관 정문, 시인의 동상 앞에서. 코로나로 임시 휴관 현수막이 보인다.]


할 수 없이 문학관 정문 앞에서 사진 한 장, 아쉬운 마음을 이동원/박인수 두 가수의 ‘향수’ 노래로 달래는 수밖에. 다음 방문지인 ‘육영수 여사 생가’도 코로나 덕에 휴업이라는데 다행히도 관리인이 문은 열어주어 사진 몇 장 ‘물 나오게 박는데’는 성공.

육영수 여사 생가 앞 뜰에서.jpg

[옥천 육영수 여사 생가 관리인의 호의로 연꽃 정원에서 김명윤, 이융구]



본래 이날 일정은 3개 안을 짜 놓았었는데

Plan A: 오전 정지용 문학관 + 육영수 생가, 오후 ‘향수호수길’ 가벼운 트레킹

Plan B: 둔주봉 하이킹, 한반도 지형 감상(전망대)+둔주봉 산행+강변길 산책

Plan C: 오전 추소리의 부소담악(芙沼潭岳), 오후 방아실의 수생식물학습원


이쯤 되니 오전에 두 시간 잡고 본다던 문화관광이 불과 20여분 만에 끝난 셈이라, 즉석에서 일정을 변경하여 Plan B, 나 대장이 바라던 둔주봉(해발 381m) 아래의 한반도 전망대(옥천 1景)로 향하는 민첩함을 발휘하였다. 14인 전원 약간의 ‘헉헉댐’으로 전망대의 사각정에 도착, 여기서 내려다보는 대청호 인접 반도의 전경이 희한하게도 한반도의 형상을 닮았다. 강원도 영월과 정선에 가면 유사한 한반도 지형의 반도/강 모양이 있다지만 호수에서 이런 지형은 이곳이 유일하다. 다만 좌우가 바뀐 모습이라 민감한 명윤이 회장 왈 ‘북조선에서 내려다보는 한반도의 지형이 저렇겠다’고 하더이다   

둔주봉.jpg    

[둔주봉에서 내려다 본 한반도 지형, 좌우가 반대로 보인다]


하산하여 점심으로 찾은 곳은 출출한데 옥천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금강올갱이’집 특실. 1급 천연수 금강 지역에서만 잡힌다는 자연산 다슬기에서 뽑아낸 짙은 청색의 올갱이를 아욱 된장국에 끓여주는 것이 별미 중에 별미라. 우리 백성 중에 아욱과 올갱이도 구별 못하는 서울양반들 교육효과는 단단히 본셈. 

오후 행선지로는 당초 예정대로 Plan A, 대청호 호수따라 옥천군에서 개발해 놓은 ‘향수호수길’ 걷기를 하자는 의견이, 노구를 끌고 무릎 발바닥을 혹사시키지 말자는 의견에 밀려 결국 Plan C, 에어콘 시원한 차속에서 대청호를 드라이브 삼아 돌고 마지막으로 대청호 5백리길의 오지 중에 오지, 추소리 지역 병풍바위 비경을 둘러보고 막을 내렸다. 이곳은 왕년에 尤庵 송시열이 풍류를 즐겼다는 부소담악(芙沼潭岳, ‘호수위에 떠 있는 병풍바위’), 옥천 9景중의 하나로 제대로 보려면 배 타고 돌아봐야한다니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추소정에서 본 부소담악.jpg

[추소정에서 내려다 본 부소담악의 일부]


실은 최근 대전지역 확진자 증가 추세로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이다가 모인 이날이 5개월 만에 처음 여사모의 나들이로 옥천에서의 7시간 이야기가 전부. 서울 팀이 그간 꾸준히 매주 트레킹한다고 소문난 대전 농고 팀과 합반하는 기지를 발휘하여 옥천까지 내려왔단다. 지금까지는 관광버스로 움직이던 것이 코로나 덕분에 길이 막혀 대신 기차여행을 선택하였다는데, 알고 보니 우리나라 3등 완행열차의 대명사인 무궁화도 우리 같은 稀壽 老童들에게는 가장 안성맞춤이라, 새로운 발견을 하신 셈. 대전서도 오랜만에 서울 친구들 내려온다고 새 차 뽑고, 헌 차는 광내고 때빼고 멀쑥하게 지극정성을 드린 효과가 있었나 봅니다. 다음 번 여정도 코로나를 피해서, 서울/대전 합반으로 중간 지점 천안 근처 어디까지 차 몰고 와서 만나자는 제안까지 나왔으니... 서울 팀은 옥천발 무궁화 열차에 다시 올라 수원에서 뒷풀이까지 하고 헤어진다 하더이다. 이날의 생생한 기록으로 홍성인 감독의 창작품 6분짜리 동화상 영화도 볼만하니 아래 Youtube로 링크합니다.

 

글: 김병구 동문, 영상편집 : 홍성인 동문

https://www.youtube.com/watch?v=_CIFst1xV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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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구,김휘중,이후상,홍성인의 4인방의 팀웤이 부럽습니다. 여러모로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에도 기 죽지 않고 대범하게 산천 주유를 즐기는
    노동들이 대단합니다.일정도 자연속에 아주 잘 아우러 졌네요
    보기 좋습니다.그래도 모두 건강들 조심합니다
    요즘 대전지역에 코로나가 기성을 부려 모두 근심이 많은데
    이를 무릅쓰고 대전을 찾아준 여사모 정성이 고마웠고,
    모두 마치고 다음 주까지 뒷탈이 없으시기 기원합니다. 
    최소한의 마스크와 거리두기는 지키시도록.
    김병구작가의 구수한 여행후기, 김휘중의 세심한 안내, 홍성인의 멋진 영상편집 
    그리고 이후상의 홈페이지 업로드 작업등 역할분담을 잘 한 대전팀의 활약에
     큰 박수와 감사를 드립니다.
    코로나로 그동안 지루하게 쉬고있던 여사모여행을 대전팀들의 사전답사등의 협조로 
    모처럼 맑은 공기 마시면서 수려한 경치구경하고 맛있는 향토음식 맛보는등  
    큰 대접을 받으며 잘 다녀왔습니다.
    다시한번 대전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다음 천안에서 또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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