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 한자 / 한문

“이름은 한글로 쓰면 되나요?”

“아니요, 한글하고 한문으로 써 주세요.”

♣ 서류 같은 것에 이름을 기입하는 난을 보면, 한글로만 써도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 옆에 알파벳으로 쓰게 돼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의 대화에서처럼 ‘이름을 한문(漢文)으로 쓴다.’라고 말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은 ‘한문’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한자(漢字)’로 쓴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한문’과 ‘한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 말일까요?

‘한자’는 중국어에서 사용하는 글자를 말하는 것이고, ‘한문’은 우선 중국 고전(古典)의 문장을 뜻합니다. 그래서 옛날에 서당에서는 ‘한자’라는 글자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중국의 고전도 배웠기 때문에 ‘한문’을 배웠다고 하는 것이 맞겠죠.

그리고 ‘한문’은 한자만으로 쓰인 문장이나 문학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조선 시대에 김시습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인 ‘금오신화(金鰲新話)’는 한자로만 쓰인 것이 때문에 ‘한문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름을 ‘한문’으로 쓴다는 말을 적절하지 않고, 중국 글자로 쓴다는 것이니까 ‘한자’로 쓴다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한자’와 ‘한문’은 정확하게 구별해서 사용해야 할 표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