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ber(1786-1826) : 오페라 <마탄의 사수> 중 ‘사냥꾼의 합창’

♬ 서양에서 가을에 가장 많이 즐기는 놀이는 사냥이었습니다. 추수가 끝나면 사냥꾼들은 사냥개를 앞세우고 뿔피리를 불면서 숲 속으로 사냥을 나갑니다. 음악 중에 이렇게 사냥꾼들이 사냥을 나가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 많은데 그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악기가 있습니다. 바로 호른입니다. 클래식 음악에서 호른은 사냥꾼의 뿔피리를 묘사하는 악기로 쓰였습니다. 바그너의 음악극, 말러의 교향곡 등 호른을 사냥꾼의 뿔피리로 사용한 음악은 수없이 많습니다. 사냥꾼이 주인공인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 나오는 <사냥꾼의 합창>에서도 호른이 사냥꾼의 나팔로 쓰였습니다.

  19세기 독일어 낭만 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카를 마리아 폰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는 정말 훌륭한 노래가 많지만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곡은 사냥의 즐거움을 찬미하는 우렁찬 남성 코러스, 일명 ‘사냥꾼의 합창’입니다. 가장 사격술이 뛰어난 사냥꾼을 뽑아 산림보호관의 딸과 결혼시키고 동시에 후임 산림보호관으로 지명하기 위해 열린 사격대회 도중에 불리는 노래입니다. 이 곡은 3막의 첫 장면에 나오는데, 먼저 호른이 경쾌하게 주제 선율을 연주하면 이어서 합창이 나옵니다. ‘사냥의 기쁨 무엇에 비할까? 어느 인생의 술잔에서 그토록 풍성한 거품이 흐를 수 있을까? 뿔피리 소리 울릴 때까지 푸른 초원에서 야영하는 일이며, 숲과 연못을 가로지르며 수사슴을 뒤쫓는 일, 왕자다운 즐거움이며 사나이다운 욕망이며, 사지를 경건하게 하고 식욕을 돋우는 일이라네. 숲과 바위들이 메아리를 울려 우리를 얼싸안으면 가득 찬 술잔이 더욱 자유롭고 흥겹게 대답하리. 야호! 트랄라라 트랄라라.’ 거칠고 투박한 사냥꾼의 기질과, 뿔피리를 불며 사냥에 나서는 모습 그리고 거기에서 이 세상 무엇에 비할 바 없는 즐거움을 맛보는 사냥꾼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합창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