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 차로 / 차선

◎ 날이 갈수록 거리는 자동차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도로 사정이 이럴 때 서로 양보하고 법규를 지켜 나간다면 복잡한 가운데서도 교통 흐름이 좀 더 원활해질 수 있겠지요. 길거리에 나가 보면 길 가장자리 쪽으로 파란색 줄이 그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버스만 다닐 수 있다는 것을 표시해 놓은 것인데 이것을 가리켜서 ‘버스전용차선’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버스전용차선 안쪽으로 달리는 일반 차량들을 보고, ‘버스전용차선을 마구 달리는 얌체족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은 맞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차선(車線)’은 자동차 도로에 주행 방향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그어 놓은 선을 말하는데, ‘버스전용차선을 달린다.’라고 하면 이 말은 선 자체 위를 달린다는 뜻이 되기 때문에 말하고자 한 내용과는 달라지게 됩니다.

이때는 ‘차선’이 아니라 ‘차로(車路)’라고 해야 합니다. ‘차로’는 사람이 다니는 길과 구분해서 자동차가 다니는 길을 의미하기 때문에 버스만 다닐 수 있는 길은 ‘버스전용차로’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차선’과 ‘차로’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차선’이라는 단어로 통합해서 사용하는 일이 많은데, 두 표현이 의미하는 바가 서로 다르므로 제대로 구별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앞으로 버스 이외의 차량은 버스전용차선을 침범해서 버스전용차로로 달리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